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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말뜻말맛] 마개와 뚜껑 / 김수업

등록 2007-02-26 17:05수정 2007-02-26 17:16

말뜻말맛
‘마개’는 ‘막다’는 움직씨의 줄기 ‘막’에 ‘애’가 붙고, ‘덮개’는 ‘덮다’는 움직씨의 줄기 ‘덮’에 ‘애’가 붙어 이름씨 낱말이 되었다. 이때 ‘애’는 “~에 쓰는 무엇”이라는 이름꼴 씨끝이다. 그래서 마개는 “막는 데에 쓰는 무엇”이고, 덮개는 “덮는 데에 쓰는 무엇”이다. 막는 것은 무엇이며 덮는 것은 무엇인가? 병이나 항아리 따위 아가리가 구멍인 것에다 안으로 끼워서 안에 든 것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지키는 노릇이 막는 것이고, 바깥으로 감싸서 밖에 있는 것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지키는 노릇이 덮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개는 막았다가 뽑아야 하고, 덮개는 덮었다가 벗겨야 한다. 그리고 덮개는 병이나 항아리 같이 아가리가 구멍인 것보다는 아가리가 큰 통이나 독이나 도가지 같은 것에 더욱 잘 어울리고, 나아가 밖에서 오는 벌레나 짐승, 빛이나 볕, 눈이나 비, 심지어 바람 따위를 막으려는 것이면 무엇에나 두루 쓰인다.

‘뚜껑’은 아가리를 바깥으로 감싸는 모습에서나 밖에 있는 것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지키려는 구실에서나 덮개와 비슷하다. 덮개나 뚜껑이나 모두 본디 하나의 움직씨 ‘둪다’에서 나온 아재비조카 사이기 때문이다. ‘둪다’의 줄기 ‘둪’에 이름꼴 씨끝 ‘엉’이 붙어 뚜벙(뚜껑)이 되고, ‘둪다’가 ‘덮다’로 바뀐 다음 거기서 덮개가 나왔다. 뚜껑은 덮개처럼 무엇에나 두루 쓰이지는 않고 살림살이에서 훨씬 긴요한 솥이나 그릇이나 상자 같은 가구에만 가려서 쓰인다. 그리고 뚜껑은 닫았다가 열어야 한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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