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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북녘말] 돌서덕 / 김태훈

등록 2007-03-04 18:25

북녘말
‘돌서덕’은 ‘돌이 많은 강이나 내의 바닥’을 말한다.

“맑은 물이 은은한 진폭을 울리며 흐르다가도 어느 한 곳에 와서 꿀룩꿀룩 돌서덕에 숨어 버린다.”(리병수, 〈붉은 지평선〉)

돌서덕과 비슷한 말로 남녘에서는 ‘서덜’을 쓴다. 서덜은 ‘냇가나 강가에 돌이 많은 곳’을 말하므로 강바닥을 뜻하는 돌서덕과 약간 위치가 다르다. 북녘에서도 서덜을 쓰는데, 강이나 내의 바닥을 포함한 ‘돌이 많이 깔린 곳’을 모두 가리키므로 돌서덕보다 넓은 뜻이다.

“전날에는 흔히 큰물이 밀려내려 여기의 모래논은 서덜로 변했다.”(조선말대사전)

여름에 홍수가 난 논에서 물이 빠지면 논에는 돌·자갈이 많이 남는다. 이런 곳을 서덜이라고 한다. 또 남북에서는 각각의 서덜과 같은 뜻으로 ‘돌서덜’을 쓴다. 남북이 모두 서덜·돌서덜을 쓰는데 그 뜻이 조금 다른 까닭은 무엇일까? 1950년 발행된 〈큰사전〉을 보면, 남녘에서 쓰는 뜻으로 서덜이 있고, 돌서덜과 돌서덕은 없다. 그렇다면 아마도 남북에서 두 낱말을 같은 뜻으로 쓰다가, 북녘에서는 돌서덕이 쓰이게 되면서 기존 서덜의 뜻을 돌서덕이 맡고, 서덜은 그 뜻이 원래보다 좀 확장된 듯하다. 북녘말 서덜은 그 뜻이 넓어지면서 ‘돌바닥’과 비슷한 말이 되었다.

돌이 많은 산비탈을 너덜·너덜겅·돌너덜이라고 하는데, 그러고 보면 서덜·너덜은 곳에 따라 차이가 날 뿐 돌과 관계가 있는 것은 한가지라 하겠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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