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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말겨레] 극동 언어들 / 권재일

등록 2007-03-22 18:34

말겨레
어느 말겨레에도 들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유럽의 바스크말처럼 극동아시아에도 그런 언어들이 여럿 있다. 길랴크말, 유카기르말, 축치말이 그렇다. 이들을 묶어 옛아시아 말겨레라 하기도 하지만, 이는 편의상 붙인 이름이다.

길랴크말은 아무르강 하류지방과 사할린 북부지방에 걸쳐 쓰이는데, 이천 명 정도가 쓴다. 이 말은 우리말의 기원과 관련하여 관심을 끌고 있지만, 아직 분명히 밝혀진 사실은 없다. 다만 아주 옛날 우리말이 형성될 때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칼, 도끼, 길다’와 같은 낱말은 우리말과 같다. 그런데 이 말의 수사는 꽤 흥미롭다. 6은 5+1이며, 7은 5+2이다. 8은 4의 두 배라 표현하여 8에 해당하는 mink는 mi(4)+nak(곱)에서 나왔다. 또다른 예로 보트를 셀 때, 보트가 한 척이면 nim, 두 척이면 mim, 세 척이면 tem, 네 척이면 nem, 다섯 척이면 tom이라 하여 보트를 셀 때 고유한 수사가 쓰인다.

유카기르말과 축치말도 극동지역에서 쓰이는데, 길랴크말과 구조가 비슷한 점도 있지만, 같은 말겨레인지 따지기는 어렵다. 유카기르말은 겨우 삼백 명이 쓰고 있으며, 축치말은 만여 명이 쓰고 있다. 축치말은 초등학교에서 교육도 하고 책도 발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세 언어들은 모두 러시아말로 대체되어 현재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일본 북해도에 아이누말이 있다. 일본말 문법과 비슷한 점이 있으나, 어느 말겨레에 드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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