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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시인의 마을] 소금 / 이건청

등록 2007-04-03 17:27

시인의 마을
폭양 아래서 마르고 말라, 딱딱한 소금이 되고 싶던 때가 있었다. 세상에서 제일, 쓰고 짠 것이 되어 마대 자루에 담기고 싶던 때가 있었다. 한 손 고등어 뱃속에 염장질려 저물녘 노을 비낀 산굽이를 따라가고 싶던 때도 있었다. 형형한 두 개 눈동자로 남아 상한 날들 위에 뿌려지고 싶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나는 이 딱딱한 결정을 버리고 싶다. 해안가 함초 숲을 지나, 유인도 무인도를 모두 버리고, 수평선이 되어 걸리고 싶다. 이 마대 자루를 버리고, 다시 물이 되어 출렁이고 싶다.

-시집 <소금창고에서 날아가는 노고지리>(서정시학)에서

이 건 청

1942년 경기도 이천에서 태어나 한양대 국문과와 같은 대학원을 거쳐 단국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이건청 시집> <망초꽃 하나> <석탄 형성에 관한 관찰 기록> 등이 있다.

현대문학상, 한국시협상, 녹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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