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북녘말] 남새 / 김태훈

등록 2007-04-08 17:07

북녘말
‘남새’는 북녘말이 아니다. 대체로 북녘말이라면 ‘북녘에서 쓰임이 확인되거나 북녘 사전에 있는 말 가운데 남녘 사전에서 확인되지 않는 말’이다. 남새는 남북 두루 쓰고 사전에도 실렸으므로 북녘말이라고 할 수는 없다. 여기서 다루는 까닭은 그만큼 남새가 남녘에서 잊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평양 거리에는 ‘남새 상점’이란 간판이 흔히 보이고, ‘남새국, 남새닭알말이, 남새말이빵, 남새볶음, 남새비빔국수, 남새전골, 남새지짐’처럼 각종 음식 이름에도 두루 쓴다. ‘채소·야채’도 〈조선말대사전〉에 있으나 토박이말인 남새를 쓰도록 권장하고, ‘채소·야채’에서는 뜻풀이를 하거나 예문을 달지 않았다.

남녘에서도 남새를 안 쓰는 것은 아니지만 간판이나 교과서·공문서·언론 등 공식적인 곳에는 거의 쓰지 않는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채소에서 뜻풀이를 하고, 남새는 채소 풀이를 보도록 하는 식이다. 채소를 기본 단어로 본 것이다. 교과서와 일상생활에서 잘 볼 수 없으니 점차 남새를 안 쓰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남새가 북녘에만 남을 것은 시간문제다.

남새와 채소는 뜻과 쓰임이 같아 결국 하나만 남게 될 것이다. 남새를 살리자면 단어 쓰임에서 구별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일본식 한자말 ‘야채’라는 말이 최근 요리 이름에 많이 쓰이는데, 음식 이름에서 야채 대신 남새를 써 보면 어떨까? ‘남새샐러드, 남새수프, 소시지남새볶음’처럼 말이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