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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말뜻말맛] 한글과 우리말 / 김수업

등록 2007-04-09 17:11

말뜻말맛
철든 사람이면 ‘한글’과 ‘우리말’의 뜻을 가리지 못할 리는 없다. 한글과 우리말은 그만큼 뜻이 아주 다른 말이다. 그러나 요즘 알 만한 이들이 이들 낱말을 자주 뒤섞어 쓴다. 무엇보다 한글과 우리말을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빛나게 갈고닦아야 한다고 소매를 걷고 나선 이들 가운데서 그런 사람을 자주 만나니 안타깝다.

한글은 우리 글자 이름이다. 본디 ‘백성 가르치는 바른 소리’(훈민정음)라 불렀으나 줄여서 ‘바른 소리’(정음)라 했는데, 중국 글자를 우러르는 선비들이 사백 년 동안 ‘상스러운 글자’(언자·언문)라 부르며 업신여겼다. 대한제국에 와서 ‘나라 글자’(국자·국문)라 했는데, 주시경 선생이 ‘한글’이라 부르자 제자들이 1927년에 <한글>이라는 잡지를 펴낸 뒤부터 널리 퍼졌다. 남북이 갈라지자 북에서는 한글이 ‘한국글자’로 들린다면서 굳이 ‘조선글자’라 한다.

‘우리말’은 우리 겨레에게서 나고 자란 토박이말이다. 우리 겨레의 마음에서 씨앗이 생겨 겨레의 삶에서 움이 트고 싹이 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기에 그대로 우리 얼의 집이다. 그러나 토박이말로만 살아갈 수는 없어 오가며 삶을 주고받는 이웃 겨레의 말도 들여오게 마련이고, 이렇게 들온 남의 말도 제대로 길이 들면 ‘들온말’(외래어)로서 우리말이 된다. 이런 우리말의 이름을 남에서는 ‘한국어’라 하고 북에서는 ‘조선말’이라 하지만 예로부터 배달겨레의 말이란 뜻으로 ‘배달말’이라 했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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