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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고래의 수난 / 한승동

등록 2007-04-16 18:06

한승동 선임기자
한승동 선임기자
유레카
〈스타트렉 4- 고향으로의 항해(The Voyage Home)〉(1986년)는 에스에프(SF) 드라마 〈스타트렉〉의 극장판 시리즈 가운데 최고 히트작이었다. 23세기에 은하계를 떠돌다 지구로 돌아오는 우주선 엔터프라이즈의 승무원들은 지구가 정체모를 외계인 탐사선 때문에 위기에 처한 사실을 포착한다. 외계 탐사선이 쏘는 강력한 전파로 지구 대기가 이온화하면서 모든 시스템이 멈췄고 그대로 가면 지구는 끝장이었다.

승무원들은 외계 탐사선이 혹등고래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먼 옛날부터 먼 외계인들은 지구의 혹등고래와 교신해왔는데 어느 때부터 교신이 두절되자 그들을 찾아 나섰던 것이다. 하지만 혹등고래는 인간의 남획으로 21세기 중반에 이미 멸종해버렸다. 승무원들은 결국 시간여행을 통해 20세기 지구에서 혹등고래를 공수해옴으로써 위기를 벗어난다.

지난 12일 부산 앞바다에서 고속여객선과 충돌한 물체가 고래로 추정됐다. 1986년부터 상업포경이 세계적으로 금지되면서 고래 개체 수가 불어난 것(확인된 바는 없다)이 배와 고래 충돌 증가의 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포경금지 운동은 식물성 플랑크톤에서 시작하는 생태계 먹이사슬 최정점의 고래 멸종이 초래할 지구 생태계 교란 방지, 자원 보호, 지적 생명체에 대한 동정 등의 차원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조사포경 또는 그물에 걸리는 사고 등의 명목으로 ‘바다의 로또’ 고래잡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일부 나라는 포경을 재개했다.

최근 인가에 출몰한 멧돼지 포살 소동이 심심찮게 보도됐다. 인명 구제가 우선이지만, 이런 소동도 따지고 보면 동물 개체 수 증가라는 이유 외에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인간의 끝없는 영역확장과 동물 서식지 파괴에 큰 책임이 있다. 고래와 고속선의 충돌도 배의 속도를 최고시속 80㎞까지로 올린 인간의 욕망이 빚어낸 ‘인간의 문제’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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