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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재떨이 역설 / 김종철

등록 2007-04-17 17:35

김종철 논설위원
김종철 논설위원
유레카
폭력조직인 옛 양은이파의 두목에서 기독교인으로 ‘개과천선’했다던 조양은씨가 갈취와 폭력 혐의로 며칠 전 다시 구속됐다. 조씨는 두 혐의 모두 부인하고 있지만, 다툼 끝에 지인 황아무개(46)씨를 재떨이로 때려 다치게 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이유가 뭐든 조씨의 마음 수양이 덜 된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재떨이를 잘 던지기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명하다. “무슨 일로 제가 청와대 2층엘 올라가게 되었는데 대통령 침실 쪽에서 육 여사의 몹시 격한 음성이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 방문이 조금 열려 있더군요. 눈길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가는데 각하께서 담배를 뻑뻑 피우시다가 별안간 재떨이를 확 집어던졌습니다. 육 여사의 얼굴에 맞았다는 것은 낭설이고 벽을 향해 집어던지면서 화풀이를 하신 것이었지요.” 1966년쯤 청와대에 근무했던 한 직원이 조갑제씨의 책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에서 증언한 내용이다. 71년 대통령 선거 때 부인 육영수씨가 유세 지원을 하려고 대전에 내려갔다가 재떨이 세례를 받은 일도 있다.(문명자 <내가 본 박정희와 김대중>)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재떨이 사건’도 뒤늦게 알려졌다. “1995년 국회 비서로 근무할 당시 국회사무처 담당관이 잔뜩 쌓여 있는 서류 뭉치를 내게 보여주며 이명박 의원의 재산신고 누락 부분을 보정하라고 했다. … 대통령이 되려고 꿈꾸는 그에게 ‘의원님! 재산의 절반 정도는 사회로 환원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하시죠!’라고 어느 한 선거기획 참모가 정식으로 건의했다. 그러나 이 건의에 대해 이명박씨는 옆에 있던 재떨이를 그에게 던진 것으로 일단락되고 말았다.”(김유찬 <이명박 리포트> 초본, <오마이뉴스> 2007. 2.23 보도)

이쯤 되면 역설적으로 재떨이를 마음공부에 사용해도 되지 싶다. 빈 재떨이를 보면서 화난 마음을 달랠 수 있지 않을까.

김종철 논설위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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