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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부르봉과 버번 / 정남기

등록 2007-04-18 17:44

정남기 논설위원
정남기 논설위원
유레카
1700년대 영국인들이 미국 동북부 뉴잉글랜드 지방으로 대거 이주할 때 프랑스인들은 루이지애나주를 중심으로 남부를 개척했다. 프랑스인들은 미시시피강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중부 켄터키와 테네시 등에 정착하게 된다. 그 가운데 한곳이 켄터키주 버번(Bourbon) 카운티다.

미국 독립전쟁(1775~1783)이 끝나고 이 지역이 미국 영토에 편입된 뒤 주민들은 독립전쟁을 지지해 준 프랑스 부르봉 왕가에 대한 보답으로 부르봉의 미국식 발음인 버번이란 카운티 이름을 짓는다. 카운티 중심 도시에도 파리라는 이름을 붙인다. 버번 위스키라는 이름의 유래는 절대왕정의 상징인 부르봉 왕가였다.

땅 좋고 물 좋은 이곳에선 많은 옥수수가 생산됐다. 주민들은 넘쳐나는 옥수수를 소비하느라 위스키를 만들었다. 어느날 화재로 오크통 창고가 불에 탔다. 불탄 오크통 안에는 전에 볼 수 없던 훌륭한 위스키가 들어 있었다. 불에 탄 숯이 나쁜 냄새와 불순물을 없애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이렇게 불탄 오크통에서 2년여 숙성시킨 위스키가 강렬한 맛과 향을 자랑하는 버번 위스키다. 오크통에서 꺼낸 위스키를 숯에 통과시켜 불순물을 한번 더 걸러내면 테네시 위스키가 된다.

버번 위스키는 애초 버번 카운티에서 주로 생산됐다. 그러나 요즘은 오하이오, 아이오아 등 인접한 다른 주에서 대규모로 생산된다. 비슷한 방법으로 제조되는 미국 위스키의 대명사가 된 것이다. 짐빔, 시그램 등은 버번 위스키, 잭다니엘은 테네시 위스키의 대표라고 할 수 있다.

한-미 두나라가 자유무역협정 협상에서 미국의 버번 위스키와 테네시 위스키, 한국의 안동소주와 경주법주의 독점적인 상표권을 인정하기로 했다고 한다. 안동소주가 버번 위스키처럼 언젠가 국제적으로 이름을 높일 날이 있을지 궁금하다.

정남기 논설위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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