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
벚꽃 숭어리 숭어리를 바람이 훑네
꽃잎들 노변 식탁에 쌀밥처럼 흩어지네
한 숭어리로 모으던 어떤 어머니 줄기 숨 놓자
한 상에서 여린 햇빛을 숟가락질하던 기억 놓네
몇 걸음을 몇 세기처럼 건너
뿔뿔이 흩어져 제 갈 길로 분분하네
꽃그늘 아직 환한 아래 서니
연두 잎들 송곳처럼 꽃 사이 뚫는 것 보이네
어떤 생을 밀어 보내는 하르르 꽃잎들은 조숙한 청춘이었던가 스스로를 애도하는 상복을 저고리부터 속치마, 버선까지 벗어던지는 건가 어머, 어머 하는 팔짱 낀 여자들 따각따각 구두 굽 소리 먼 봄으로 흐르네 한 나무에 꽃 저무네 꽃그늘도 저무네 -시집 <콩에서 콩나물까지의 거리>(랜덤하우스)에서 정 영 선 1949년 부산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95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장미라는 이름의 돌멩이를 가지고 있다>가 있다.
어떤 생을 밀어 보내는 하르르 꽃잎들은 조숙한 청춘이었던가 스스로를 애도하는 상복을 저고리부터 속치마, 버선까지 벗어던지는 건가 어머, 어머 하는 팔짱 낀 여자들 따각따각 구두 굽 소리 먼 봄으로 흐르네 한 나무에 꽃 저무네 꽃그늘도 저무네 -시집 <콩에서 콩나물까지의 거리>(랜덤하우스)에서 정 영 선 1949년 부산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95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장미라는 이름의 돌멩이를 가지고 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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