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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말뜻말맛] 맑다와 밝다 / 김수업

등록 2007-04-30 17:35

말뜻말맛
‘맑다’는 ‘흐리다’와 서로 짝을 이루어 맞서고, ‘밝다’는 ‘어둡다’와 서로 짝을 이루어 맞선다. 그러면서 ‘맑다’와 ‘흐리다’는 하늘이 만든 사물과 사람이 만든 사실에 쓰는 그림씨 낱말이고, ‘밝다’와 ‘어둡다’는 하늘이 만들었거나 사람이 만들었거나 따질 것 없이 빛살에 말미암아 쓰는 그림씨 낱말이다.

샘물이 맑거나 흐리고, 하늘이 맑거나 흐리고, 단풍 빛깔이 맑거나 흐리고, 공기가 맑거나 흐리거나 하는 것은 하늘이 만든 사물을 두고 쓰는 보기다. 그리고 마음이 맑거나 흐리고, 목소리가 맑거나 흐리고, 생각이 맑거나 흐리고, 살림살이가 맑거나 흐리다고 하는 것은 사람이 만든 사실을 두고 쓰는 보기다.

한편, 새벽이 되면 동녘이 밝아오고 저녁이 되면 산그늘이 내리면서 세상이 어두워진다고 하는 것은 하늘이 만든 해의 빛살에 말미암아 쓰는 보기이며, 보름에 가까워지면 밤이 휘영청 밝아지고 그믐에 가까워지면 밤이 깜깜하게 어두워진다고 하는 것은 하늘이 만든 달의 빛살에 따라 쓰는 보기다. 그리고 등불이 밝거나 어둡고, 횃불이 밝거나 어둡고, 옷감의 빛깔이 밝거나 어둡고, 그림의 물감이 밝거나 어두운 것은 사람이 만든 빛살에 따라 쓰는 보기다. 거기서부터 ‘밝다’와 ‘어둡다’는 빛살로 말미암아 빚어지는 사람살이에까지 쓰임새가 널리 퍼져 나왔다. 눈이 밝거나 어둡고, 귀가 밝거나 어둡고, 사리가 밝거나 어둡고, 예의가 밝거나 어둡고, 물정에 밝거나 어두운 것들이 모두 그런 보기들이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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