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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땅이름] 빛깔말 / 허재영

등록 2007-05-02 17:55

땅이름
언어학자 밸린과 케이는 빛깔말 또는 색채어를 연구한 사람들로 유명하다. 이 두 사람은 90여 가지 세계 언어에서 빛깔말을 수집하였으며, 이렇게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300여 가지 빛깔을 제시하고 이를 분류하는 실험을 하였다. 그들은 이 실험의 결과에 따라 11가지 기본 빛깔을 설정하였으며, 사람들의 색깔에 대한 반응도 일정한 순서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들의 연구 결과 사람들은 ‘흰색’과 ‘검은색’에 대한 반응이 가장 빠르며, 그 다음으로는 ‘붉은색’, ‘푸른색과 노란색’, ‘갈색’ 등의 차례로 이어진다.

이런 경향은 땅이름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땅이름에서 ‘흰색’과 ‘검은색’을 포함하는 말을 가장 많이 찾아낼 수 있으며, 그 다음이 ‘붉은색’이다. ‘흰색’을 포함한 땅이름은 한자어 ‘백’(白)이 들어 있는 산이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거문리’나 ‘어둔리’라는 땅이름도 흔히 쓰이는 땅이름이다. ‘붉은색’을 포함하는 땅이름도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다. 용비어천가의 ‘적도’(赤島)(제5장)는 경흥부 남쪽 70리에 있는 섬인데, 그 모양이 거북이가 엎드린 것과 같으며, 사방 바위가 모두 붉은색이어서 붙은 이름이다.

이처럼 빛깔을 포함한 땅이름은 그 지역의 토양이나 산수의 모습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붉은뱅이’는 홍천군 속초리의 작은 마을 이름이다. 토질이 붉고 언덕진 곳이어서 붙은 이름인데, ‘봉’의 음이 변해서 ‘뱅이’가 됨으로써 낯선 이름처럼 들린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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