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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시인의 마을] 색경 / 신이현

등록 2007-05-06 18:07

시인의 마을
내 마음 허허바다에 색경 하나 걸어두자

외할머니 늘 보시던 손바닥만한 색경이라면 좋겠다

십칠 문 고무신이 크다며 꼭 버선을 신으셨던 할머니

흰고무신 날마다 말끔히 닦아 엎으시며

발개진 얼굴로 바라보시던 그 색경이면 좋겠다

내 어머니 곱슬곱슬 동그랗게 말린 파마머리

아직 검은 머리였을 때 바라보던

그런 색경이어도 좋겠다


고된 하루 끝나고 저녁 지으러 가실 때

보신 듯 아니 보신 듯 슬쩍슬쩍 바라보시던

붉은 해가 그렁그렁 내려앉은 툇마루 벽에

덩그마니 걸렸던 어머니의 색경,

수수께끼 같은 비밀이 꼭 보일 것도 같은

-시집 〈붉은 삼밭〉(시평사)에서

신이현

경기도 포천 출생. 경희대에서 문예창작학사 자격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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