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
내 마음 허허바다에 색경 하나 걸어두자
외할머니 늘 보시던 손바닥만한 색경이라면 좋겠다
십칠 문 고무신이 크다며 꼭 버선을 신으셨던 할머니
흰고무신 날마다 말끔히 닦아 엎으시며
발개진 얼굴로 바라보시던 그 색경이면 좋겠다
내 어머니 곱슬곱슬 동그랗게 말린 파마머리
아직 검은 머리였을 때 바라보던
그런 색경이어도 좋겠다
고된 하루 끝나고 저녁 지으러 가실 때 보신 듯 아니 보신 듯 슬쩍슬쩍 바라보시던 붉은 해가 그렁그렁 내려앉은 툇마루 벽에 덩그마니 걸렸던 어머니의 색경, 수수께끼 같은 비밀이 꼭 보일 것도 같은 -시집 〈붉은 삼밭〉(시평사)에서 신이현 경기도 포천 출생. 경희대에서 문예창작학사 자격 취득.
고된 하루 끝나고 저녁 지으러 가실 때 보신 듯 아니 보신 듯 슬쩍슬쩍 바라보시던 붉은 해가 그렁그렁 내려앉은 툇마루 벽에 덩그마니 걸렸던 어머니의 색경, 수수께끼 같은 비밀이 꼭 보일 것도 같은 -시집 〈붉은 삼밭〉(시평사)에서 신이현 경기도 포천 출생. 경희대에서 문예창작학사 자격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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