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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언어예절] 잔소리 / 최인호

등록 2007-05-24 17:17

언어예절
말글로 차리는 인사·예절이 언어예절이다. 뜻을 주고받는 방식이 하나의 말틀로 굳어진 것이기도 하다. 사람 따라 때와 곳 따라 차려야 할 말이 다르다. 그만큼 어렵다. 그래서 대중말법, 또는 표준화법이 있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좁히면, 부름말·이름말·걸림말을 제대로 가려쓰는 데서부터 대우법에 따라 듣는 이 또는 들추는 이를 적절히 높이고 낮추는 말투, 인사말들이 핵심이다. 나아가면, 제대로 가려 말하기, 에둘러 말하기, 적절한 꾸밈, 배려해서 말하기, 때와 곳 따라 갖추어 말하기, 쉽게 말하기, 아름답게 말하기, 솔직하게 말하기 …처럼 말글과 관련된 숱한 것들이 이 얼안에 든다. 어찌 보면 언어예절이란 그 범위를 한정하기가 어렵다. 말을 글자로 옮긴 것이 글인데, 글에도 말에 버금가는 독특한 격식이 있다. 여러 형식과 갈래, 들어가는 글과 나오는 글, 갈래 따라 차려야 할 갖가지 글투와 격식들이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을 가리는 데 잣대로 삼는 게 있다. 생김새·말씨·글·판단력 네 가지에서 말·글·판단력 세 가지가 두루 언어예절에 걸린다. 우리말에서 유달리 언어예절이 복잡하고 어지럽다. 한 중견 번역가는 대우법을 없애야 우리말이 발전할 것이라는 말까지 한다.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잖아도 밥상머리 ‘잔소리’가 사라져 가고, 집안이 흩어져 살면서 언어예절도 격식도 흐려져 간다. 여기서 챙겨야 할 말 내림들, 말글에 담긴 복잡한 속내들을 살피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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