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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시인의마을] 불혹 / 최정란

등록 2007-05-29 17:40

시인의 마을
세상 남자들이

내 젖 먹고 자란 아들 같다

꽃구름 들떠 바라본 사월 들판

잠시 가슴에 넣고 다녔던가

내 안에는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입덧이 들어 있었다

변덕스런 서풍이 이마를 스쳐가고

낯익은가 하면 낯선 시선이 비켜간다


서늘한 눈썹이 삼나무 숲에 걸린다

수많은 상상임신 끝에 나는 마침내

많은 아들을 거느린 족장이다

누덕누덕 기운 나를 엄마라 불러다오

강 하나 건널 때마다 더 무거워지는

물 먹은 목화솜, 꽃무늬 이불을 걷어낸다

긴 헛구역질을 끝낸다

-시집 <여우장갑>(문학의전당)에서

최 정 란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계명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2003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당선해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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