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언어예절] 부름말과 지칭 / 최인호

등록 2007-05-31 18:39

언어예절
부르는 말을 호칭어, 일컫는 말을 지칭어라 한다. 둘이 같으면 좋겠지만 말마다 구분이 생기고 쓰임도 달라진다. 구분해 쓰이다가도 한쪽이 없어지고 하나가 양쪽 구실을 하기도 한다. 사람 ‘이름’은 짓거나 붙인다고 하는데, 이 ‘이름’이 일컫거나 이르는 말의 대표 선수이면서 부름말도 된다. 부르는 것도 일컫는 것도 아닌 말이 있다. 걸리는 말이다. 문법에서는 토씨를 ‘관계어’라 일컫는데, 사람 관계를 나타내는 말로도 쓸 법한 말이다. 쉽게 일컬어 ‘걸림말’이다.

피붙이 사이에서 부르는 말로 “할아버지·할머니·아버지·어머니·아저씨·아주머니”가 있다. 이는 표준말에서 그런데, 고장·집안 따라 “할배·할매·아배·어매·아재·아지매/ 할베·할메·아베·어메·아제·아지메” 갈래가 따로 있다. [ㅐ] 갈래가 일반적이고 사전에서도 우세를 보인다. [ㅔ] 갈래는 제대로 챙긴 바가 드문데, 발음과 형태에서 나름의 체계를 갖추었다. ‘할배·할베’ 갈래는 친근한 말, 어린이 말로 흔히 쓰인다. ‘할아버지’ 갈래를 줄여 쓰는 말이라기보다 예부터 독자적으로 발전한 것으로 보는 이가 많다. 그러니 낮은말·속된말, 또는 사투리란 고깔을 씌울 일은 아니겠다.

이 부름말이 일컫거나 가리키는 말로 쓰일 때는 꼴이 바뀐다. ‘할아버지/할배’ 갈래의 구별도 없어진다. ‘할아비/할애비, 할미, 아비/애비, 어미/에미, 아재비, 아지미’가 되면 곧 자신이 자신을, 동격 이상의 제삼자가 그 사람을 일컫는 말로 바뀐다. 여기서 부르는 말과 일컫는 말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