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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언어예절] 어버이 / 최인호

등록 2007-07-05 18:20

언어예절
자신을 ‘아버지!’ ‘어머니!’라고 부르는 아들딸을 둔 ‘어미·아비’가 얼마나 될까? 글말로는 흔히 쓰지만, 현실에서는 아이들 말로 ‘엄마!’ ‘아빠!’로 불리고, 그 아들딸들이 어른이 되고서야 ‘아버지·어머니’ 하는 호칭을 이따금 듣는 형편이다.

요즘 들어 아이들 앞에서 자신을, 어른들끼리 이야기할 때도 자신과 상대를 ‘아빠·엄마’로 일컫거나 부르기까지 하는데, 이는 아이말을 따르는 꼴인데다 제 어미·아비를 욕먹이는 셈이 된다.

할아버지·할머니도 ‘할배·할매’가 아이 말, 친근한 말로 쓰인다. 손주 앞에서는 자신을 ‘할아비·할미’라고 하는데, 할아버지·할머니, 할배·할매는 부르는 쪽의 말인 까닭이다.

아비/애비·아범, 어미/에미·어멈, 할아비/할애비·할아범, 할미·할멈을 보면 사람 따라 경우 따라 마땅한 말을 골라 쓰도록 우리말이 갖추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버지·어머니를 ‘아바쌔·아바씨·아바이·아배·아버니·아버이·아베·아부니·아부씨·아부이·아부재·아부제·아부지·아브이 …/ 어마·어마니·어마씨·어마에·어마이·어매·어머이·어메·어메이·어멤·어무니·어무이·오만·오매·오메·옴마 …’들로 부르는데, 고장이나 집안·사람 따라 조금씩 다른 게 재미있다.

‘아버지·어머니’는 인류 공통어에 가깝기도 해서, 부탄·몽골·중국·스리랑카 등에서도 아빠를 ‘아빠/아버/아바’처럼 말한다. 아람말(옛히브리어)로도 아버지를 ‘아바’로 불렀다는데, 이는 하느님을 일컫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하느님 아버지’나 ‘어버이 수령’이 그렇게 낯선 표현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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