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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땅이름] 도라산역 / 허재영

등록 2007-08-01 18:04

땅이름
도라산은 경기도 장단군에 있는 산이다. 장단군은 고구려 때 장천성현(長淺城縣)이었고, 조선 예종조에 이르러 도호부로 승격되었다. 도라산에는 고려 태조의 딸인 낙랑공주와 마지막 신라 임금 경순왕에 얽힌 설화가 있다. 나라를 잃은 경순왕이 늘 도라산에 올라가 경주 쪽을 바라보며 눈물짓는 모습을 보고 낙랑공주가 영수암이라는 암자를 짓고 그를 곁에서 지켰다는 이야기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을 보면, 도라산은 임진 남쪽 25리에 있는 산이며, 북쪽 천수산과 동쪽 파주 대산을 잇는 봉수가 있었다고 한다. 임진을 중심으로 동으로 화장산, 서로 오관산, 남으로 도라산, 북으로 망해산이 둘렀으며, 그 산세는 둥그렇고 원만하게 생겼다고 기록한다. 둥그스럼한 산에 ‘도라’라는 말이 붙은 사례는 함경남도 단천의 ‘도라화산’도 있다.

‘도라’는 ‘돌다’에서 나온 말이다. 이 말과 비슷한 형태로는 ‘두루’, ‘두리’가 있다. 지리산의 다른 이름으로 ‘두류산’이 있으며, 단천의 ‘도라화산’이 ‘두류산’이라 불리기도 한다. ‘두류’의 이형태인 ‘두로’와 ‘두륜’도 산이름으로 널리 쓰인다. 이는 ‘돌다’와 ‘둥글다’가 관련이 깊은 까닭인데, 동사 ‘두르다’나 형용사 ‘두렷하다’도 둥근 모습과 관련이 있다. ‘도라’와 ‘두루’는 둥글고 원만한 모습의 땅이름으로 널리 쓰인 말들이다.

남북 철도 왕래가 시도되면서 경의선과 도라산역이 자주 입에 오르내린다. 남북 열차의 도라산역 통과는 겨레의 둥글고 원만한 통일꿈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남을 것이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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