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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언어예절] 오누이 / 최인호

등록 2007-08-09 17:39

언어예절
요즘 들어 오누이만 둔 집안이 많다. 오누이를 바꾸면 누나동생이다. 우리말에서 피붙이를 부르는 말이 가지런한데, 그 중에서 어긋나는 데가 두엇 있다.

본디 언니·아우로 계집사내를 가리지 않고 썼으나 근래 들어 ‘언니’는 여형제끼리 쓰는 말이 되었다. 대신 이 자리를 형(兄)이 차지했는데, 이 또한 사내계집을 가리지 않는다. 피붙이 사이에는 ‘님’자를 붙여 쓰지 않는 게 자연스러운데, 형님·누님이 어긋난다. 아우 대신 ‘동생’을 만들어 쓴다.

‘언니’의 어린이말로 ‘엉가’가 있다. 언니가 남녀를 가리지 않았다는 건 어린이말 ‘엉가’가 남녀 형제를 가리지 않고 썼던 데서도 알 수 있다. ‘형’을 일컫는 사투리로 ‘세이·성·성님·힝아 …’ 들이 있다. “힝아 힝아 시집살이 어떻더노/ 성님 성님 사촌성님 시집살이 어떻더노”(시집살이 노래)

오누이 또는 형제로 걸리는 사람끼리 부르는 말들도 꽤 복잡하다. 아주머님·형수님(형의 아내)↔도련님·아지뱀(시동생), 제수·계수씨(남동생 아내↔아주버님(시아주버니), 자형(누나 남편)↔처남, 매부·○서방(누이 남편)↔처남, 새언니·형님(오라비 아내)↔올케(시누), 형부(언니 남편)↔처제 ….

남매는 오누이를, 자매는 누나 ‘자’(姉) 누이 ‘매’(妹)로서 언니·아우를 일컫는데, 누이 남편이면 매부(妹夫), 누나 남편이면 자부(姉夫)가 적절하다. 실제로 ‘자부’는 잘 쓰지 않고 형뻘로 쳐서 ‘자형’이라 한다. 손위 누이의 남편이라며 매형을 많이 쓰는데, ‘매+형’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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