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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시인의마을] 심포항 1 /정영주

등록 2007-08-12 18:00

시인의마을
벽과 문을 바다에 내준 사람들이 산다 설운 마음까지 낚아채 바다에 던져야 비로소 제 속살을 보여주는 포구, 한참 그 속살에 눈 익은 후에야 버릴 것이 무엇인지를 안다 어두워지는데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르는 물결 하나 노 없이 온다 네가 띄운 배 이제야 내 안에 들고 있다 나를 가둔 바다 네가 미는 노를 따라가다 얼굴 없는 두려움에 잡힌다 바다 끝에서 서성이던 불빛이 물빛을 따라오다 흔들린다 불빛 파도가 더 거세다 바다는 숨어서 배를 미는지 파도의 숨소리 팽팽하다 닿지 못하는 곳까지 길을 주려는가 이제는 제법 낙낙하게 물이 들어차고 있다 노 젓는 손 없어도 네게로 가는 물길 스스로 노가 된다 아직도 뜨거운 몸에서 노를 풀지 못하는 사람 물길에 단단히 묶여 네게로 간다

-시집 <말향고래>(실천문학사)에서

정 영 주

1952년 서울에서 태어나 강원도 춘천, 묵호에서 성장했다.

광주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9년 <대한매일>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아버지의 도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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