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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북녘말] 안겨오다 / 김태훈

등록 2007-09-02 17:49

북녘말
‘안겨오다’는 ‘안기다’와 ‘오다’가 합친 말이어서 남녘에서는 두 낱말로 보아 ‘안겨 오다’로 띄어 쓴다. 북녘에서는 ‘안겨오다’를 하나의 낱말로 보아서 사전에 싣고 있는데, ‘안기다’와 ‘오다’에서 온 뜻에서 파생된 다른 뜻으로도 쓰인다.

“그때의 오수동의 모습이 이 총각에게서 그대로 안겨오는것이다.”(갑오농민전쟁 1)

“보고를 들으니 전면모가 뚜렷이 안겨오다.”(우리말글쓰기 연관어대사전)

‘오수동의 모습이 안겨온다’는 것은 오수동으로 착각할 만큼 총각의 모습이 오수동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안겨온다’는 표현은 ‘이 총각을 보고 오수동의 모습을 떠올렸다’거나 ‘이 총각이 오수동과 매우 비슷하게 생겼다’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오수동을 떠올린 느낌’이 강하면서도 감각적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안겨온다’는 것은 총각의 모습에서 오수동의 모습이 떠오른 뒤, 그 모습이 마치 자신에게 안기어 오는 것처럼, 인상적이면서도 뚜렷하게 연상되었다고 생각된다.

‘전면모’(全面貌)는 ‘전체의 모습이나 상태’를 말한다. ‘전면모가 안겨온다’는 것은 ‘잘 이해된다’는 뜻이다. “울창한 숲이 그림처럼 안겨온다”와 같이 어떤 풍경이 안겨온다면, ‘한눈에 환히 보이는 것’이다. “진한 감동이 마음에 안겨온다”와 같이 심적인 느낌이 안겨온다면, ‘마음속 깊이 느껴지는 것’이다. “찬바람이 안겨온다”와 같이 ‘바람이나 비, 냄새’ 등이 안겨온다면 ‘흠뻑 느껴지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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