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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언어예절] 일터 말 / 최인호

등록 2007-09-06 17:53

언어예절
집안을 넘어서면 일터와 일자리와 일벗이 있다. 사회를 꾸리는 온갖 동아리가 여기 든다. 예나 오늘이나, 개인·경영자, 대선후보랄 것 없이 일자리 만들기를 첫손으로 꼽는데, 집안·사원·백성을 먹여 살리는 일인 까닭이다.

일자리·일터·일벗과 거래하는 이가 ‘손님’이다. 손님은 호칭·지칭 두루 쓰는 말이고, ‘고객’은 지칭일 뿐인데, 거기다 ‘님’을 붙여 부른다. ‘님’은 아무 말에나 붙어서도 그를 높이는 구실을 하는 부닥방망이와 같다.

일터 말은 비교적 쉽다. 직책·직위·이름을 부르면 되는 까닭이다. 일본 등 직책·직위만 생짜로 부르는 쪽도 있는데, 우리완 맞지 않아서 기분이 껄끄러워지고 정나미가 떨어진다. 일터에서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성명·직책·직위에 ‘님’을 붙여 부르는 게 자연스럽고 편하다. 아랫사람에겐 ‘님’자를 꺼리지만, 인색해야 할 아무 까닭이 없다. 다만 ‘성+씨’, ‘이름+직책·직위+님’은 어울리지 않는다.

같은 분야에서 나이·지위·역량 따위가 앞선 이를 ‘선배’라 부른다. 격식을 깨뜨리지 않으면서도 정답고 편한 느낌을 준다. ‘동지’는 이념이 실린 말로서 부를 때는 동급 이하에 쓰이며, ‘동무’(벗)는 걸림말이지만 북녘에서는 부름말로도 쓴다. 두루 주로 ‘성’과 어울린다.

일터에서 이제 ‘미스·미스터’는 우스개가 된 듯하고, 오히려 집안말 아씨·언니·형이 어울릴 때가 있다. ‘씨·군·양’은 ‘하게체’ 상대를 부를 때 어울린다. 호칭은 부르고 듣기에 편하면 된다. 지나치거나 모자라면 껄끄럽게 되고, 껄끄러우면 뜻이 잘 통하지 않는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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