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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북녘말] 밸과 마음 / 김태훈

등록 2007-09-09 19:04

북녘말
‘밸’은 배알의 준말로, ‘창자’를 뜻한다. 또 ‘배짱’ 혹은 ‘속마음’을 일컫는다. 같은 뜻으로 쓰지만 실제 쓰임에서는 남북 차이가 있다. ‘배짱을 속되게 혹은 낮춰서 이른다’는 점에서는 남북이 같지만, 다른 뜻에서는 쓰임에 차이가 있다. 남녘에서는 ‘밸’을 ‘창자의 비속어’, ‘속마음의 낮춤말’로 쓰는데, 북녘에서는 비속어나 낮춤말로 쓰지 않는다. 다음에서 ‘밸’은 낮춤의 뜻 없이 ‘속마음’의 뜻으로 쓰였다.

“사실 지금 둘의 밸은 서로 다르다. 리인수는 어떻게 하든지 유족한 사람들끼리만 따로 모여서 조합을 조직해보려는것이 진심이지만 서기표의 진심은 그렇지 않다.”(석개울의 새봄)

“웃는 낯에 침을 못 뱉는다고 조봉애가 부드러우니 이 락후분자도 속밸과는 달리 말소리가 좀 순해졌다.”(축원)

또한, 북녘에서는 ‘밸’을 ‘노엽거나 분한 마음’의 뜻으로도 쓴다. 북녘에서는 ‘밸이 곤두서다, 밸이 동하다, 밸을 삭이다, 밸을 참다’ 등으로 쓴다. 반면, 남녘에서는 ‘밸이 뒤틀리다, 밸이 꼴리다’와 같이 동사와 함께 관용 표현으로 쓰인다. 이처럼 차이가 나게 된 원인은 ‘밸’이 북녘에서 많이 쓰이다가 ‘분한 마음’을 뜻하는 낱말로 정착했고, 남녘에서는 잘 쓰이지 않아서 관용 표현으로 남은 것으로 보인다.

‘속밸’은 ‘속에 품고 있는 비뚤어진 마음씨’를 뜻한다. ‘똥밸’은 ‘조금도 굽히지 않고 버티는 성미’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젖밸, 울뚝밸’은 남북이 같이 쓴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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