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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시인의마을] 미루나무 끝 / 송수권

등록 2007-09-11 17:52

시인의마을
미루나무 끝 바람들이 그런다

이 세상 질펀한 노름판은 어데 있더냐

네가 깜박 취해 깨어나지 못할

그런 웃음판은 어데 있더냐

미루나무 끝 바람들이 그런다

네가 걸어온 길은 삶도 사랑도 자유도

고독한 쓸개들뿐이 아니었더냐고

미루나무 끝 바람들이 그런다


믿음도 맹서도 저 길바닥에 잠시 뉘어놓고

이리 와봐 이리 와봐

미루나무 끝 바람들이 그런다

흰 배때아리를 뒤채는 속잎새들이나 널어놓고

낯간지러운 서정시로 흥타령이나 읊으며

우리들처럼 어깨춤이나 추며 깨끼춤이나 추며

이 강산 좋은 한철을 너는 무심히 지나갈 거냐고

미루나무 끝 바람들이 그런다.

-시선집 <시골길 또는 술통>(종려나무)에서

송 수 권

1940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서라벌예대 문창과를 졸업했다.

1975년 <문학사상>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시집에 <산문에 기대어> <언땅에 조선매화 한그루 심고> 등이 있다.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김달진문학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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