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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04 18:16 수정 : 2005.04.04 18:16

국가보훈처에서는 님 웨일스의 작품 <아리랑>의 주인공인 김산(본명 장지락)을 올해 8.15에 독립 유공자로 서훈을 신청할 예정(<한겨레> 2005년 3월 29일 9면)이며, 생존해있는 독립운동가 280명의 구술증언을 영상으로 담는다고 한다.(<한겨레> 2005년 4월 1일 ) 광복 후 바로 했어야 할 일을 이제야 한다는 것은 뒤늦었지만 이제라도 제 일을 하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앞으로 국가보훈처가 더 일을 잘 하라는 뜻에서 이제까지 해왔던 일 중에서 가장 큰 문제점 하나를 지적하고자 한다.

그동안 국가보훈처는 독립투사들을 위해 이분들의 공적을 심사하여 예우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국가보훈처는 정작 중요한 일을 거꾸로 하고 있다. 이분들을 심사하는 일을 먼저 할 것이 아니라 이분들의 공적을 조사하는 일을 먼저 하고나서 그 자료를 바탕으로 이분들에 대한 예우를 해주었어야 했다. 그런데 국가보훈처는 이제까지 조사는 하지 않고 심사만을 해온 것이다. 이는 주객이 바뀐 일이며, 정말 잘못된 일이다.

우리의 선현이나 선배들이 목숨을 바쳐가며 나라를 위해 싸운 것은 빼앗긴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였지 후대의 보상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국가보훈처는 이 분들에 대해 자신들의 공적을 인정받고 싶으면 입증서류를 제출하라고 하고, 한참 후배이거나 아니면 그저 학문적으로 공부한 교수들에게 이분들이 낸 서류에 대한 심사를 맡겨 공적을 심사해왔다. 마땅히 국가에서 비용을 들여 독립운동을 했던 분들에 대해 자료를 조사하고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가보훈처에서는 이제까지 할 일을 안한 것이다.

나라를 위해서 싸웠거나 목숨을 바친 분들에 대한 조사는 마땅히 후손들인 우리들이 해야 하고, 국가보훈처는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그런 일을 하도록 정한 기관이다. 그런데 업적 조사를 하지도 않고 독립운동을 했던 분들에게 스스로 자신이 나라 위해 싸운 것을 입증하라고 했다는 것은 이분들에게 치욕을 안겨주는 행위이다. 이러한 치욕을 그분들에게 이제까지 강요했던 것이다. 따라서 국가보훈처는 이제까지 독립투사들을 위해 여러가지 일을 했지만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꾸로 치욕을 안겨주는 일을 한 것이다. 더구나 그동안 독립운동을 하지도 않은 이들이 심사하는 과정에서 보상만을 노리고 가짜로 서류를 만들어서 보상을 받는 일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기도 했다. 이런 잘못된 행위를 그동안의 정권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해왔다. 이제부터라도 역사를 제대로 잡고자 한다면 앞에서 말한 독립투사들의 영상자료 정리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독립운동을 했던 분들이지만 아직 보상을 받지 못한 분들에 대해서 국가보훈처에서 철저하게 조사하여, 그 자료를 바탕으로 그 분들에게 서훈도 하고 보상도 해드려야 할 것이다. 이것이 진정으로 국가보훈처가 해야 할 일이고, 존재하는 이유라고 본다.

김봉진/서울시 노원구 월계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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