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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언어예절] 인사 / 최인호

등록 2007-09-20 18:35

언어예절
사람을 만나고 헤어질 때 하는 말이나 몸짓, 처음 만난 사람끼리 이름을 알리는 말짓, 은혜를 갚거나 고마움을 나타내는 말과 몸짓을 일컫어 ‘인사’라 한다. 언어예절의 고갱이를 이루는 게 ‘인사’인 셈이다.

이는 흔히 “인사는 잘해야 본전이다, 인사 이동, 정실 인사, 인사 파동, 코드 인사, 인사철 …’에서 쓰는 ‘인사’(人事)와는 좀 다르다. 그런데, 둘을 갈라 올린 국어사전도 있고, 한곳에 두 가지 풀이를 겸한 사전도 있다. 문제는 말밑(어원)을 한결같이 인사(人事)로 박아놓은 점이다.

몇 해 전 정재도님은 ‘인사말씀’의 뜻으로는 중국·일본어에서도 ‘인사’(人事)란 말을 쓰지 않음을 밝히면서 이를 고유어로 봤다. “인사깔(인삿결·인삿성), 인사발림, 인사수작, 인사치레(인사닦음·인사땜), 인삿빚, 인삿술 …”들의 ‘인사’는 인사(人事)와 무관하므로 달리 다루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 말은 소리에서도 차이가 난다. 하나는 앞의 ‘인’에 힘을 주어 짧게 [인사]라 하고, 하나는 길게 [인:사-]로 소리 낸다.

“인사를 드리다, 인사가 빠지다, 인사가 밝은 사람, 인사가 아니다, 인사를 나누다, 인사를 받다, 인사를 시키다, 인사가 없다, 감사 인사, 인사를 차리다, 인사가 늦다, 반갑게 인사하다, 인사할 새도 없다 ….” 여기서 쓰는 ‘인사’는 소리와 뜻 두루 인사(人事)와는 거리가 있는 말들이다.

인사로 시작하고 인사로 끝내니 그 말짓이 숱할밖에 없다. 때·곳·사람 따라 온갖 인사가 있다지만 서로 편안하게 주고받는 것을 윗길로 친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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