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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언어예절] 알림 / 최인호

등록 2007-10-18 19:03

언어예절
삶은 알림으로 시작해 알림으로 끝나는 것 같다. 겪고 깨닫고 이룬 바나 행사 따위를 서로 알려야 할 일이 많다는 얘기다. 풀이말의 명사형은 자주 써 굳어진 말이 아니면 국어사전에 올리지 않는데, ‘알림’ 정도면 많이 쓰기도 하려니와 숱한 관련어들을 싸안고도 남는다.

알림의 주된 연장이 말글이다. 전날처럼 일부 계층에서 ‘문자’를 틀어쥐고 ‘알림’을 주도했던 시절을 겪고도 아직 우리가 임자로서 제 말글을 가다듬고 부려쓰는 자세는 한참 모자란다.

알림 가운데 편지·청첩·부고·사고(社告)·공고·공시·벽보·정보·방·예고·광고·전단·포스터·펼침막·팻말·시위 …들은 형식과 갈래가 익은 편이고, 방송·신문·잡지·전화·인터넷 …들은 발달된 ‘알림 도구’라 하겠다. 이들로써 무엇을 알아보고 알리기가 편해졌다.

알림은 학문이나 사업 쪽으로 번져가기도 한다. 소통·커뮤니케이션을 내걸거나 광고·홍보·정보를 내걸어 폭넓은 영역을 꾸린 지 오래다. 그 바탕에서는 돈·조직의 힘이 작용한다. 예컨대 상당수 기업·상품의 홍보·광고 언어는 표기와 내용에서 두루 혼란의 극단을 보이면서 반복적이고 폭력적으로 사람들을 자극한다. ‘알 권리’를 내세우지만 일부 언론 언어의 반복된 왜곡은 광고 언어와 함께 사람들의 혼과 심성을 깨뜨리고 비트는 정도다.

‘알림’을 빙자한 풍속·양식 깨뜨리기엔 ‘법’으로 맞서야 효과적이겠으나, 윤리·예의·도덕의 잣대나 판단이 매섭다면 발붙이기가 어려울 터이다. 성·인종·지역 차별 언어를 반성하는 움직임이 이런 쪽으로도 번졌으면 한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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