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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우주식품 / 조홍섭

등록 2007-10-21 18:02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유레카
1930년대 공상과학소설들은 인류가 ‘귀찮은’ 음식에서 해방돼 알약 하나로 식사를 대신하는 미래를 그리곤 했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1968년 내놓은 고전적 공상과학영화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는 당근, 치즈, 넙치, 옥수수 등의 그림이 붙어 있는 달 왕복선의 식판을 보여준다. 해당 그림을 누르면 그 맛과 영양의 인공식품을 빨대로 먹을 수 있는 장치였다.

1960년대 우주 시대가 개막되면서 우주인이 먹을 식량은 공상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로 다가왔다. 애초 무중력상태에서 음식을 삼키는 게 가능한지가 관심사였다. 미국 머큐리호의 우주인들은 알루미늄 튜브에 든 사과 소스와 한입에 들어가게 각설탕 모양으로 만든 뒤 부스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젤라틴을 입힌, 냉동건조한 가루식품을 먹어야 했다. 영양과 선체의 안전만을 고려한 음식이 달가울 리 없다. 제미니 3호에 탄 존 영은 몰래 쇠고기 샌드위치를 가지고 들어갔다 들통나 의회의 조사를 받기까지 했다. 이후 우주인들의 식생활은 급격히 향상돼 아폴로 11호의 암스트롱과 앨드린은 첫 달표면 식사 때 핫도그, 베이컨, 깡통에 든 배를 먹는 호사를 누렸다.

요즘 우주인들의 식탁은 땅 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가 있다면, 모든 음식이 진공 팩에 포장되며 무게를 줄이기 위해 건조식품 형태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식품업계와 원자력연구원은 10종의 우주식품을 개발 중이다. 여기엔 볶은김치, 우주라면, 고추장, 된장국, 밥, 녹차, 생식바, 수정과 등이 포함돼 있다. 라면은 국물 없는 비빔국수 형태인데, 우주에선 물이 70도에 끓기 때문에 특수한 제조가 필요하다.

우주식품은 우주인보다 지상의 우리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지 모른다. 미국에선 가루 오렌지주스인 ‘탱’이 우주식품으로 선정된 뒤 선풍을 일으켰고, 우주인의 비상식량을 본뜬 막대사탕이 불티나게 팔리기도 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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