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시인의마을] 동 지(冬 至) / 이정렬

등록 2007-10-28 18:03

시인의마을
마음속에 품은 그림들을

그대 앞에 훌훌 풀면 짐이 되려는가.

눈동자를 지운 자화상과

구름이 멎은 들판

쓸쓸한 술집의 의자들을 말하며

그대의 발길을 떠올린다면.

이 겨울날 떠나지 못한 시계소리와

다리를 건너지 않은 낙엽 한 점을 묻으며


오후는 말없이 저물어가네.

나를 울게 했던 몇 날의 회한과

바다로 걸어 들어간 비탈처럼

외로운 것들은

사라지고 나서야 모여 사니

기쁨은 얼마나 애닯은가.

가장 어두운 음영을 꺼내어

마른 손끝에 촛불을 지피네.

-시집 <비밀요원>(서정시학)에서

이 성 렬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와 카이스트를 졸업했고 미국 시카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 <서정시학>으로 등단, 시집 <여행지에서 얻은 몇 개의 단서>를 냈다.

현재 경희대학교 교수이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