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마을
마음속에 품은 그림들을
그대 앞에 훌훌 풀면 짐이 되려는가.
눈동자를 지운 자화상과
구름이 멎은 들판
쓸쓸한 술집의 의자들을 말하며
그대의 발길을 떠올린다면.
이 겨울날 떠나지 못한 시계소리와
다리를 건너지 않은 낙엽 한 점을 묻으며
오후는 말없이 저물어가네. 나를 울게 했던 몇 날의 회한과 바다로 걸어 들어간 비탈처럼 외로운 것들은 사라지고 나서야 모여 사니 기쁨은 얼마나 애닯은가. 가장 어두운 음영을 꺼내어 마른 손끝에 촛불을 지피네. -시집 <비밀요원>(서정시학)에서 이 성 렬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와 카이스트를 졸업했고 미국 시카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 <서정시학>으로 등단, 시집 <여행지에서 얻은 몇 개의 단서>를 냈다. 현재 경희대학교 교수이다.
오후는 말없이 저물어가네. 나를 울게 했던 몇 날의 회한과 바다로 걸어 들어간 비탈처럼 외로운 것들은 사라지고 나서야 모여 사니 기쁨은 얼마나 애닯은가. 가장 어두운 음영을 꺼내어 마른 손끝에 촛불을 지피네. -시집 <비밀요원>(서정시학)에서 이 성 렬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와 카이스트를 졸업했고 미국 시카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 <서정시학>으로 등단, 시집 <여행지에서 얻은 몇 개의 단서>를 냈다. 현재 경희대학교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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