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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네거티브 캠페인 / 김지석

등록 2007-11-01 18:20

김지석 논설위원
김지석 논설위원
유레카
캠페인(campaign)은 평원을 뜻하는 라틴어 캄푸스(campus)에서 유래한 말이다. 애초 야전(야외에서 벌이는 전투)을 의미했으나 이제는 ‘사회·정치적 목적으로 조직적으로 벌이는 운동’을 일컫는다. ‘네거티브 캠페인’은 그 중에서도 상대의 부정적 측면에 집중해 합리적 판단을 그르치게 하고 여론을 오도하는 운동을 말한다.

네거티브 캠페인은 짧은 시간에 공격 대상에게 치명적 상처를 줄 수 있다. 사람은 보통 긍정적 메시지보다 부정적 메시지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 캠페인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공격자는 대개 상대의 도덕성에 치명적 상처를 줄 정보를 택해 다양한 방식으로 흘린다. 초기 단계에는 흔히 익명의 정보통이나 외곽조직이 동원된다. 확인도 부인도 하기 어려운 정보일수록 효과가 큰 것은 물론이다. 어느 정도 여론이 형성되면 관련 전문가 등 이른바 권위자가 나서 의혹 굳히기에 들어간다. 공식조직이 상대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결국 진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상대는 큰 피해를 본다.

미국내 강경파가 지금 전형적인 네거티브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선거운동 얘기가 아니라 북한에 대한 것이다. ‘익명의 미국 관리들’은 9월12일 <뉴욕타임스> 기사를 시작으로 ‘북한-시리아 핵 협력설’을 지속적으로 흘리고 있다. 보도가 잇따르는 동안 강경파들은 언론 기고와 의회 청문회, 블로그 등을 통해 목소리를 높인다. 북한과 시리아의 부인은 이 캠페인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미국 강경파는 이라크 침공 직전에도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보유설’을 꾸준히 흘렸다. 이런 운동은 ‘더러운 싸움’이어서 공격자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지만, 이들은 이라크 정보가 거짓으로 밝혀진 뒤에도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김지석 논설위원 j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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