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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사람이름] 금덩이·은덩이 / 최범영

등록 2007-11-12 18:11

사람이름
금성대군은 수양대군의 동생으로 단종 복위 운동을 하다 나중에 사약을 받은 이다. 첩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갓동(加叱同)은 충주에 속한 종이 되어 세 아들을 뒀는데, 金叱丁·鐵丁·銀丁(금질정·철정·은정)이라고 한다.

金叱丁을 金丁이라고만 썼다면 ‘-丁’은 어김없이 한자이름 돌림이다. 金叱丁으로 적은 것은 이두표기임을 가리킨다. 丁은 본디 ‘뎡’이란 소릿값을 지녔으나 이름접미사로 쓰일 때는 ‘덩’을 적는다. 갓동의 세 아들은 금떵이·쇠덩이·은덩이로 읽힌다. 이름 표기에서 金(쇠 금)은 ‘쇠’ 또는 ‘금’을 적고, 鐵(쇠 철)이 ‘쇠’ 또는 ‘텰’을 적으므로 金叱丁는 쇠덩이가 아닌 ‘금떵이’임이 분명하다.

‘-덩이’(丁·貞·加應)가 붙은 사내이름에 ‘그믐덩이·귿덩이·금덩이/금떵이·돌덩이·두덩이·만덩이·모덩이·벽덩이·블덩이·쇠덩이·수덩이·은덩이·일덩이·큰덩이·한덩이·후덩이’ 따위가 있으며, ‘금덩이·돌덩이·옥덩이·움덩이·흙덩이’는 계집이름으로 쓰인다. ‘덩이’는 작게 뭉쳐 된 것을 일컫고, 한 덩이, 두 덩이 따위 세는 말로도 쓰인다. 접미사로 쓰일 때는 밑말의 성질을 가진 사람의 뜻을 나타내며, 고집덩이(고집쟁이), 원수덩이 따위가 있다. 이름접미사 ‘-덩이’는 세 가지 뜻 모두로 쓰인다.

단단하다고 ‘돌덩이’, 몸에 열이 많아 ‘블덩이’로 지었을 법하다. 두덩은 눈두덩에도 쓰이는데, ‘그믐덩이’는 뭘까? 그믐은 달이 없는 캄캄한 밤이다. 금·은을 아울렀거나 얼굴빛을 보고 지은 말일까? ‘흙덩이’는 屹加應(흘가응), 土塊(토괴)로 적었다.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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