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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풀꽃이름] 벌개미취 / 임소영

등록 2007-11-13 18:04

벌개미취
벌개미취
풀꽃이름
꽃값이 비싸다 싸다 얘기하지만, 어버이날이나 졸업식날 등 특별한 날을 빼고는 한결같다. 여름에는 싸지만 금방 피었다 시들고, 겨울에는 비싸지만 오래 볼 수 있으니 결국 시간당 누리는 꽃값은 같다. 엊그제 외국인 학생들의 한국어 과정 수료식을 마치고 국화꽃다발을 선물로 받았는데, 그 중에 보니 ‘벌개미취’도 들어 있다. 우연으로 그랬겠지만 서양식 꽃말이 ‘그대를 잊지 않으리!’라니 고맙다.

‘벌개미취’에서 ‘벌’은 ‘넓은 벌 동쪽 끝으로~’에 나오는 그 벌이다. ‘벌노랑이/ 벌씀바귀’처럼 들판에 나는 풀꽃 이름에 붙인다. ‘개미’는 꽃잎 하나 하나가 개미를 닮은 듯하고, ‘취’는 어린잎을 나물로 먹기애 붙었다. ‘벌개미취’는 사는 데, 생긴 모양, 쓰임이 두루 어울린 이름이다.

미국 도시이름 ‘시애틀’은 본디 원주민 추장 이름이었다고 한다. ‘합법적’으로 헐값에 땅을 팔라는 그쪽 대통령의 제안에 시애틀 추장은 “우리가 어떻게 공기와 시냇물을 소유할 수 있으며, 소유하지도 않은 것을 사고 판다는 말인가?” 하고 반문했다. 더욱이 ‘들꽃은 우리 누이고, 말과 독수리는 우리 형제’라고 했다니, 시애틀 추장이 보기에 벌판에 있는 꽃을 꺾어 파는 일은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일까.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사진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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