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마을
바람이 눈을 쌓았으니
바람이 눈을 가져가는 숲의 어떤 하루가
검은 창의 뒷면에서 사라지고
강바닥에서 긁어 올린 밀랍 인형의 초점 없는 표정처럼
나무나 구름이나 위태로운 새집이나
모두 각자의 화분을 한 개씩 밖으로 꺼내놓고
그 옆에 밀랍 인형 앉혀놓고
여긴 검은 창의 경계
얼어 죽어라 얼어 죽어라 입을 떼도 들리지 않는 숲의 비명 뒷면들마다 그렇게 모든 뒷면들마다 입 맞추며 먼 강의 물속으로 가라앉으리 -시집 <피아노>(문학과지성사)에서 최하연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나, 2003년 <문학과사회>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얼어 죽어라 얼어 죽어라 입을 떼도 들리지 않는 숲의 비명 뒷면들마다 그렇게 모든 뒷면들마다 입 맞추며 먼 강의 물속으로 가라앉으리 -시집 <피아노>(문학과지성사)에서 최하연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나, 2003년 <문학과사회>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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