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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언어예절] 차별1 / 최인호

등록 2007-12-13 18:57

언어예절
말을 들어 보아 사람됨을 짐작한다. 헤아리고 분별하는 단계다. 분별하는 마음이 말이나 행동으로 드러나면서 차별로 이어진다. 말하는 이의 분별·차별 의식이 듣는 이에게 가닿고 반응하는 까닭이다. 문제는 여기부터다. 두드러진 차별은 제도와 관습으로 이어진다. 제도·관습은 일종의 공인된 차별인 셈이고, 이는 강고하여 쉽게 허물어지지 않는다. 소집단이나 개인 사이 거래는 달리 손대기가 어렵다. 예절은 어지러운 사회에서 다름과 같음을 헤아리고, 같이 대우하고 달리 대우하기를 적절히 하는 데서 나온다.

말로 비롯된 두드러진 차별 사례를 든다면?

우선 사투리에 따른 차별이 있다. 사람·지역마다 말씨가 조금씩 다른 까닭이다. 헤아림 폭이 얕은 사람일수록 자신과 다른 것에 민감하다. 흔히 인종 차별을 들추지만 생김새보다 낯선 말이 더 거리를 두게 한다.

말 차이로 생기는 계층·계급이 무섭다. 전날의 문자(한문) 차별, 요즘의 외국어(영어) 차별이 심각한 사례다. 이는 진학과 취업에 큰 영향을 줄 만큼 공공연하다. 필요악이지만 거품이 너무 많이 끼었다. 결혼 이민이나 이주 노동자는 언어 불통으로 겪는 어려움이 크다. 아이·어른, 직업·직종, 세대·성별 따라 쓰는 말이 달라서 오는 차별도 있다. 전자말을 쓰는 사람과 쓰지 않는 사람도 갈린다. 남북은 언어규범에 따른 차이·차별이 심각하다. 온갖 집단의 따돌림은 차별의 두드러진 보기다.

이처럼 말글 차이는 나라와 말겨레를 나누기도 하고, 계층·계급을 나누기도 하며, 개인 사이도 버르집게 한다. 이런 차별과 차이를 녹여내는 것은 서로 다름을 헤아리고 존중하는 공부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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