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북녘말] 열 딸라 / 김태훈

등록 2007-12-16 18:24

북녘말
“열 딸라입니다!” 금강산 관광을 할 때 상점에서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이 말을 남쪽 관광객이 들으면 금방 알아듣지 못한다. 미국 돈을 남녘에서는 ‘달러’로 적지만 일반적인 발음은 [딸러] 혹은 [딸라]로도 하기에 별 차이가 없는데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십 딸라입니다”라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사에는 고유어 수사와 한자어 수사가 있는데, 그 쓰임에 구별이 있다. 고유어 앞에는 원칙적으로 고유어 수사만 쓰이고, 한자어 앞에는 고유어 수사와 한자어 수사가 모두 쓰인다. ‘고양이 4마리’를 ‘고양이 사 마리’로 읽지 않고, ‘네 마리’로 읽는다. 다만, 남쪽에서는 단위가 20이 넘는 수에서 한자어 수사를 섞어 쓰는 경향이 있다. ‘스무 마리’와 ‘이십 마리’가 같이 쓰인다.

한자어 앞에 쓰인 고유어 수사와 한자어 수사는 그 뜻이 구별된다. ‘책 5권’을 ‘책 다섯 권’으로 말하면 ‘책의 수량’이 되고, ‘책 오 권’으로 말하면 ‘책의 순서’가 된다. 한자어 단위명사 앞에서 구별해서 쓰는 것은 남북이 같다.

남북이 차이가 나는 것은 외래어 단위명사를 쓰는 상황이다. 이런 단위명사로는 ‘달러, 유로’와 같은 화폐 단위와 ‘미터, 센티미터’와 같은 서양의 단위가 있다. 남녘에서는 이런 단위명사 앞에서 주로 한자어 수사를 쓰는데, 북녘에서는 한자어 단위명사와 마찬가지로 쓰고 있다. 그래서 ‘열 딸라’와 ‘십 달러’의 차이가 있다. 북녘에서 ‘10m’를 ‘십 미터’로 읽는지, ‘열 미터’로 읽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화폐 단위에서는 한자어 단위명사와 같은 방식을 쓰고 있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