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북녘말] 돈자리·행표 / 김태훈

등록 2007-12-30 18:46

북녘말
남북 교류가 늘어남에 따라 서로 다르게 쓰는 경제 용어들을 만나게 된다. 북녘에서 ‘현금으로가 아니라 은행의 돈자리를 통하여 실시되는 경제거래’는 무엇일까? ‘무현금 거래’다. 무현금 거래는 남북 두루 쓰는 말이고, 사전 풀이도 남북이 같다. ‘돈자리’는 낯익은 말인데도 뜻은 금방 이해하기 어렵다.

‘돈자리’는 남녘의 ‘계좌’(計座)와 같은 말이다. 북녘에서는 경제활동에서 ‘계좌’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남북이 같이 쓰는 말로 ‘구좌’(口座)가 있는데 이 말은 일본어에서 온 말이다. 그래서 북녘에서는 ‘돈자리’로 다듬었고, 남녘에서는 ‘계좌’로 순화했다. ‘셈자리’라고도 한다. 북녘에서 계좌는 ‘묏자리나 집터가 계방(癸方)을 등진 방향’이라는 뜻의 계좌(癸坐)가 된다. 이는 남녘에서도 쓴다.

북남에서 다르게 쓰는 경제 용어로는 결제돈자리/결제계좌, 시좌예금(時座預金)/요구불 예금, 행표(行票)/수표, 화페/화폐 등이 있다. 북녘에서 수표는 남녘의 ‘서명, 사인’의 뜻이다. 화폐(貨幣)는 남북이 같이 쓰는 한자말인데도 표기가 다르다. 이는 한자 ‘幣’의 음을 달리 적기 때문이다. 이 한자가 들어간 말은 ‘지페/지폐, 조페/조폐, 페백/폐백’과 같이 모두 차이가 있다.

한편, 남녘에서는 예금 계정, 계정 계좌와 같이 계정을 쓰는데, 북녘에서는 계정(計定)을 쓰지 않는다. 북녘에서 계정은 ‘길을 떠난다’는 계정(啓程)이나 ‘층계 앞에 있는 뜰’을 뜻하는 계정(階庭)이 된다. 계정(階庭)은 남녘에서도 쓰인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