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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풀꽃이름] 앉은부채 / 임소영

등록 2008-01-15 19:38

앉은부채
앉은부채
풀꽃이름
풀꽃이름을 들었을 때 금방 이해가 안 되는 이름이 있는데, ‘앉은부채’가 그렇다. 어떻게 부채가 앉을 수 있다는 말인가?

‘앉은부채’는 이른 봄에 겨울을 이겨내고 눈 속에 핀 모습을 볼 수 있다. 꽃을 감싸고 있는 포가 마치 당당하게 두른 여왕의 큰 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꽃이 부처님 머리를 닮았다. 어떤 이는 잎 모습이 커다란 부채를 떠오르게 하여 붙은 이름이라고도 하나, 논리적으로도 ‘부채’가 앉아 있다고 하기보다는 ‘부처’가 앉아 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꽃을 둘러싼 포를 부처의 후광인 불염포라 하기도 하며, 풀꽃 전체가 하나의 탱화를 보는 듯하다. 따라서 ‘부처’를 ‘부채’로 편하게 발음한 것이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곧, 키를 낮추어 자라는 부처님 닮은 풀꽃이라서 ‘앉은부처 > 앉은부채’가 된 것으로 생각한다. 이렇듯 불교식 풀꽃이름은 ‘불두화/ 부처손’ 등에서도 볼 수 있다.

영어로는 ‘스컹크 양배추’(skunk cabbage)라 하는데, 나쁜 냄새가 나고 양배추 꼴이라서 그렇게 붙였을 것이다. 그러나 고기 썩는 듯한 냄새로 곤충을 끌어들여 번식하니, 무엇에나 그럴 만한 이유는 있는 법이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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