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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땅이름] 샘골과 시암실 / 허재영

등록 2008-01-16 19:25

땅이름
‘샘’은 땅에서 물이 솟아나는 곳을 말한다. 물이 솟듯이 힘이 솟는 것도 ‘샘솟다’라고 표현한다. 샘이 있는 곳이면 사람들이 모여 살기에 적합한 땅이다. 그래서 샘과 관련된 땅이름도 매우 많다. 다만 ‘샘’은 솟아오르는 물이 적으며, 모여 사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에 행정 지역의 이름으로 쓰이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래서 큰 고을 이름은 ‘샘’에 해당하는 한자어 ‘천’(泉)이나 ‘정’(井)이 붙는다. 예를 들어 ‘뒷샘골’을 북천동(北泉洞)으로 맞옮겼으니 ‘북’은 방향으로 볼 때 뒤쪽에 해당하며, ‘천’은 ‘샘’을 뜻한다.

‘샘’은 지역 따라 발음 차이가 심하다. ‘시암’이라고 일컫는 지방이 많은데, 전북에서는 ‘통시암’[桶井], ‘시암내’[元泉里], ‘참시암골’[寒泉]은 익산이나 정읍 지역에서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는 땅이름이다. ‘참시암골’에서 ‘참’은 ‘차다’의 ‘찬’이 바뀐 것이다. 또한 ‘시암’은 ‘시양’으로 바뀔 수도 있다. ‘시양골’도 전북 지역에서 비교적 자주 찾을 수 있는 땅이름이다.

‘샘’에 ‘골’(고을)이 붙으면 ‘샘골’을 이루며, 이때의 ‘샘’은 ‘골’에 있는 여린입천장소리 기역을 닮아 ‘이응’으로 바뀌면서 발음이 ‘생골’로 된다. 이렇게 바뀐 ‘생골’은 ‘생사 관념’을 만들어내며, 관련된 전설이 생겨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죽음에 다다른 사람이 살고 싶어 한 마을’, 또는 ‘괴로운 삶을 벗어나고자 한 사람이 꿈속에서 다녀왔던 마을’이라는 이야기는 이름에서 우물이 사라진 생골에서 생겨날 수 있는 이야기 형태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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