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마을
바깥의 누군가는 산과 호수와 나무와 새와 바람과 사람이 저마다 안개를 키운다고 생각하겠지만, 또 누군가는 안개가 산과 호수와 나무와 새와 바람과 사람 모두를 키운다고 생각하겠지만, 춘천에 산다는 것은 마침내 안개가 되는 것이다 산이 산을 지우고 호수가 호수를 지우고 나무와 새와 바람이 나무와 새와 바람을 지우고 사람이 마침내 사람을 지우고 안개가 되는 것이다 춘천은 가장 안쪽의 풍경이다
-시집 <뜻밖에>(애지)에서
박 제 영
1992년 <시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소통을 위한, 나와 당신의> <푸르른 소멸플라스틱 플라워>가 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