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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북녘말] 옥쌀·강낭쌀 / 김태훈

등록 2008-02-03 19:42

북녘말
옥쌀은 “강냉이농마와 강냉이가루, 밀가루를 한데 섞어서 흰쌀 모양으로 만든 것”이다. 강냉이농마는 ‘옥수수 녹말가루’의 북녘말이다. 옥쌀은 1981년에 나온 <현대조선말사전>(제2판)에 처음 실렸다. 옥쌀은 1970년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사전에 추가된 말로 ‘옥쌀기계·옥쌀공장·옥쌀혁명’ 등이 있다. 북녘에서 옥쌀기계와 옥쌀공장을 만들어 생산량을 늘린 것은 식량난을 해결하려는 노력이라 할 수 있겠다.

강낭쌀·강냉이쌀은 “강낭알을 타개서 겨를 벗기고 만든 쌀”이다. 강낭알은 옥수수 알을 가리키고, ‘타개다’는 “낟알을 망돌(맷돌)로 갈아서 쪼개는 것”이다. 남녘에서는 “콩을 타서 콩국수를 만들다”와 같이 ‘타개다’ 대신 ‘타다’를 쓴다. 강낭쌀은 ‘옥수수쌀’이다.

지금은 음식물 쓰레기가 너무 많아 문제지만, 남녘도 식량난에서 벗어난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불과 삼십 년 전만 해도 보릿고개, 춘궁기가 있었다. 남북 국어사전을 보면, ‘강피쌀·상수리쌀·핍쌀(피쌀)’ 등이 있다. 이제는 곡식으로 여기지 않는 강피·상수리·피의 열매를 식량으로 먹었던 것이다. ‘귀리쌀(귀밀쌀)·기장쌀·녹쌀·메밀쌀·밀쌀·보리쌀·생동쌀·수수쌀·율무쌀·좁쌀’ 들도 있는데, ‘쌀’이라는 말이 붙은 것을 볼 때, 이들을 쌀처럼 중히 여겼음을 알 수 있다.

이제는 건강을 생각해 잡곡밥을 먹고, 잡곡이 쌀보다 비싼 것도 있다. 하지만 세계에는 북녘을 포함한 여러 나라가 식량난에 허덕이고, 식량이 무기가 될 날이 온다는 점도 알아둬야겠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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