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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시인의 마을] 우기(雨 期) / 문세정

등록 2008-02-10 20:35

시인의 마을
고층 아파트 베란다 난간에서 꽃무늬차렵이불이 비를 맞고 있다 우산도 없이 프리다 칼로 공원에 앉아 있던 블라우스처럼 고스란히 젖는다 흥건해진다 속으로 구름을 키우며 사는 것들은 원래 빗물에 약한 법

이불 속 드라이플라워되었던 꽃잎들 선명하게 몸 불린다 난간에 매달린 줄기가 불안하지만 보송보송하게 굴어야 할 내일을 위해 지금은 흡수 맘껏 흡수

기공을 활짝 열고 자리 편 이상 이미 난 젖은 솜, 양팔저울에 슬픔의 무게를 달아볼까, 그동안 사랑인 줄 알고 키워 온 구름이 너무 무거워

주르륵 흘러내릴 것 같다 더욱 거세지는 빗줄기


-시집 <예수를 리메이크하다>(문학세계사)에서

문 세 정

인천 출생. 경기대 문예창작학과 졸업.

2005년 <시인세계>를 통해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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