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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전문가의 거짓말 / 곽병찬

등록 2008-02-11 19:33

곽병찬 논설위원
곽병찬 논설위원
유레카
“줄기세포는 있다.” “줄기세포는 있었지만 지금은 다 죽었다.” “앞뒤 안 맞는 얘기는 했지만, 거짓말은 안 했다.”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둘러싼 논란 속에서 황우석씨는 ‘거짓말쟁이’라는 비난을 극구 피하려했다. 그가 거듭 거짓말을 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만큼 거짓말은 전문가(혹은 학자)에게 치명적 금기다.

하지만 세상을 뒤흔든 거짓말은 대개 이들에게서 나왔다. 1999년 미국과 영국의 정부는 세르비아군이 코소보의 알바니아계를 집단학살했다고 주장하며 세르비아 공습을 감행했다. 그러나 전후 유럽연합 법의학팀이 발굴한 민간인 주검은 187구뿐이었다. 집단학살은 나토군이 코소보를 지배하고자 찾은 빌미였다. 대량살상 무기를 빌미로 이라크를 침공했지만 흔적조차 찾지 못하자, 미국 정보기관은 후세인 정권에 의해 집단학살된 40여만명의 매장지라며 한 장소를 공개했다. 그러나 그곳은 이란-이라크 전쟁 때 사망한 이라크 군인의 주검 안치소였다.

황씨처럼 제 명성과 잇속을 챙기려 거짓말을 하는 전문가는 더 많다. 치과의사들은 1980년 초까지 40여년 우라늄이 섞인 소재를 의치제작에 이용하면서 이를 함구했다. 이 소재가 구강조직에 방출하는 방사선량은 연간 600렘이었다. 흉부 엑스레이 사진을 찍을 때 받는 방사선 량은 1/100렘(10밀리렘). 의사들이 많이 권장하는 시티촬영 한번에 받는 방사선 량은 1300밀리렘에 이른다. 그런데 3분의 1 정도의 시티촬영은 불필요했다고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이 발표했다. 80년 이래 미국인 암 발생의 2% 가량은 시티촬영 때 받은 방사선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추정했다.

한반도 대운하의 기획자라는 유우익 서울대 교수는 대통령실장에 임명됐다. 그의 동료 서울대 교수들은 대운하 반대 모임을 결성했다. 한쪽의 주장은 거짓이거나 잘못일텐데, 어느 쪽일까?

곽병찬 논설위원 chank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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