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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북녘말] 다락밭 / 김태훈

등록 2008-02-17 19:59

북녘말
“높은 비탈의 흙을 파서 낮은 비탈에 성토하고 다락밭을 만들어갔다.”(조선말대사전)

다락밭은 어떤 밭일까? 다락밭은 계단밭이다. 남녘 사전에 없고 북녘 사전에만 있으니 다락밭을 북녘말이라 할 수도 있겠으나, 남녘에서도 다락밭을 종종 쓴다. 계단식으로 된 논은 다락논이라고 하는데, 남녘 사전에 다락논은 없고, 다랑논이 있으니 두 말이 같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

남북 두루 쓰는 다랑논은 ‘좁고 작은 논배미’를 뜻하는 ‘다랑이’에서 온 것이다. 대부분의 남녘 사전에서 ‘산골짜기 같은 곳에 층층으로 된 좁고 작은 논배미’로 풀이하는데, ‘층층으로 되었다는 것’보다는 ‘좁고 작은 것’이 더 중요하다. <큰사전>(1947)에서 ‘다랑이’를 ‘좁고 작은 논배미’로 풀이했는데, 이후의 사전에서 뜻풀이를 덧붙이면서 오해가 생기기 시작했다.

다락논·다락밭은 다락방을 뜻하는 ‘다락’에서 온 것으로, 다락이 방보다 높이 있다는 점과 층이 지도록 되어 있다는 점에서 연유한 것이다. 다락논과 다락밭이 산비탈에 있으므로 다락처럼 일반적인 논밭보다 높은 곳에 있고, 산비탈에 만들다 보니 층이 생긴다는 점에서 다락과 비슷하다.

다락논과 다락밭은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논은 물이 있어야 하므로 수평을 맞추자면 층이 지기 마련이지만, 다락밭은 물이 없어도 되므로 비탈을 따라 비스듬하게 만든 것도 있다. 북녘에서는 비탈을 따라 만들어 층이 지지 않은 밭을 ‘비탈밭’이라 한다. 다락논 가운데 좁고 작은 것은 다랑논이 된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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