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땅이름] 공목달·웅섬산 / 허재영

등록 2008-03-05 19:31

땅이름
공주의 옛이름인 ‘웅진’의 어원이 ‘고마나루’였음은 널리 알려졌다. ‘고마’는 ‘곰’을 뜻하는 한자 ‘웅’(熊)과 대응 관계를 이루며, ‘나루’ 또한 ‘진’(津)으로 맞옮겼다. 그런데 ‘고마’는 ‘곰’보다는 ‘제사장’을 뜻하는 ‘검’과 관련이 깊은 말이다. 단군 왕검에 들어 있는 ‘검’이나 백제의 백성들이 왕을 ‘건길지’로 불렀다는 기록도 ‘검’과 ‘고마’가 제사장에서 비롯된 ‘임금’을 뜻하는 말이었음을 나타낸다.

<삼국사기> 지리지에는 ‘고마’와 관련된 땅이름으로 ‘고미현’(곤미현으로 개명), ‘고마미지현’(무진주의 땅이름), ‘고마지’(고노현으로 개명), ‘고마며지현’(마읍현으로 개명)이 더 나타난다. 또한 <북사>에는 백제의 도읍지를 ‘고마성’이라고 불렀다는 기록도 있다. 이처럼 ‘고마’는 주로 백제와 관련된 땅이름에 남아 있으며, 경기도 하남시의 ‘검단산’도 한성 백제시대의 진산(鎭山)으로 왕이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곳으로 알려졌다.

‘고마’가 음이 비슷한 ‘공목’으로 표기되면 전혀 다른 땅이름처럼 보인다. <삼국사기>에는 한산주에 ‘공목달’이라는 땅이 있었는데, ‘웅섬산’으로 개명했다는 기록이 있다. 공목달은 지금의 연천에 있던 땅이름이다. ‘공목’은 ‘고마’의 다른 표기였으므로 ‘웅’과 대응 관계를 이루며, ‘달’은 고구려계 땅이름에서 ‘산’이나 ‘고’(高)와 대응되는 말이었다. 백제가 부여의 또다른 종족이었으며, 고구려 또한 부여에서 나온 나라이니 두 나라의 땅이름 표기가 섞이는 것은 자연스럽다.

허재영/단국대 인재개발원 교수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