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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언어예절] 아름다운 말 / 최인호

등록 2008-03-06 19:00

언어예절
애써 고운 말, 깨끗하고 아름다운 말을 골라 쓰는 시기가 있다. 젊은날의 편지들에서 그렇다. 다른 사람한테 속마음을 터놓기가 부끄러운데다 말을 골라 쓰기도 어렵고 답답도 한 때다. 그것이 발전한 것이 ‘말꽃’ 곧 노래와 시다.

마음을 주고받는 연장이 종이 편지에서 이젠 전자말·그림·전화로 달라지고 말글도 짧아지는 듯하다. 나아가 서로 사귀는 연장은 여전히 말글인 까닭에 일상에서도 멋스럽고 아름답게 말하고자 애쓰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아름답고 우아한 말, 멋진 말, 정다운 말은 어떤 말일까? 아리땁고 우아하게, 멋지게, 정답게 말하기는? 다른 말도 많겠으나 흔히 이런 동사들을 들춘다. 반가워! 고마워! 미안해! 잘했어! 내탓이야! 좋아! 애썼어! ….

관·혼·상·제에서 쓰는 말은 대충 격식화돼 더듬거리면서도 넘어가는 편이다. 병문안을 가거나 슬픔이나 고통에 잠긴 사람을 위문한다면 하루바삐 쾌차하시라거나 슬픔을 털고 일어나시라는 간단한 인사 말고 별스런 말이 없을 터이다.

무슨 포럼·조찬회·발표회·기념회, 온갖 잔치에다 서양식 ‘파티’도 성행하는 모양이다. 먹고 마시는 데는 말이 성하지만, 이쪽에서만 굳어져 쓰이는 특별한 인사말이나 혀와 입술을 달리 놀리는 말이 따로 있지는 않을 터이다. 그러나 그런 행사에서 하는 인사말이라면 다소 꾸미고 과장하거나 재치를 부릴 수는 있겠다.

때와 장소, 형편을 가려 듣는 이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즐겁고 편안하게 하는 말 이상의 아름다운 말이 뭐겠는가. 품위는 대체로 절제에서 나오고, 아취도 헤아림·이해·배려에서 나올 때가 많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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