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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땅이름] 새이방우, 새미골 / 허재영

등록 2008-03-19 18:54

땅이름
말은 시간에 따라 변하며 공간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옛말과 현대말이 다르며, 지리·사회적 분화도 다양하게 이뤄진다. 말의 분화는 어휘나 문법뿐만 아니라 말소리 차이에서도 생겨난다.

‘새이방우’와 ‘새미골’은 경상방언의 말소리 체계를 반영한 땅이름이다. ‘새이방우’는 ‘송이처럼 생긴 바위’를 뜻하고, ‘새미골’은 ‘샘이 있는 마을’이다. ‘송이’가 ‘쇵이’나 ‘생이’로 발음되는 연유는 이 단어의 뒷음절 ‘이’가 앞음절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먹이다’가 ‘멕이다’로 발음되는 이치와 같다. 이렇게 변화한 ‘생이’가 ‘새이’로 바뀐 까닭은 경상방언에서 ‘이’의 기능이 점점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샘의 골’이 ‘새미골’로 바뀐 데서도 찾을 수 있다.

경상방언은 표준어와는 달리 ‘ㅔ·ㅐ’, ‘ㅓ·ㅡ’가 구분되지 않는 경향이 있으며, 겹홀소리 ‘ㅢ’를 잘 내지 못한다. ‘갈 거다’를 [갈 끼다]로, ‘먹는다’를 [묵는다]로 발음하는 현상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쇵이’가 ‘새이’로 굳어지고, ‘샘의’가 ‘새미’로 발음되는 현상은 겹홀소리 체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본래 우리말은 ‘이’가 뒤에 합쳐지는 겹홀소리가 많았다. 그런데 오늘날은 ‘이’가 뒤에 오는 겹홀소리 가운데 ‘의’만 남아 있으므로 ‘의’는 발음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경상도에서는 ‘의’를 ‘이’로 ‘위’를 ‘우’로 발음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처럼 땅이름은 어휘뿐만 아니라 말소리에서도 방언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허재영/단국대 인재개발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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