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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개별성과 공감 / 김지석

등록 2008-04-20 23:56

김지석 논설위원
김지석 논설위원
유레카
가시광선은 전자기파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 눈은 파장이 380~780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인 빛만을 식별한다. 가장 파장이 긴 780나노미터 부근에 빨간색이 자리하고 이어 주황·노랑·초록·파랑·남색·보라 등 무지개색 순서로 파장이 짧아진다. 가장 잘 보이는 색은 555나노미터인 연두다.

?인접한 두 색 사이에는 파장이 겹치면서 중간색이 생긴다. 그런데 파장이 최대인 빨강과 최소인 보라를 섞으면 중간 파장인 연두나 노랑이 아니라 자주색으로 보인다. 우리 눈의 색 인지 체계에서는 자연의 파장 순서와는 달리 빨강과 보라가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곧 사람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자신의 조건에 맞게 재해석한다.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동물은 세계를 인지하는 고유한 방법을 갖고 있다. 박쥐가 청각을 활용하고 벌이 후각과 시각에 의존하듯이 모든 동물은 같은 공간에 살아도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경험한다. 독일 생물학자 야코프 폰 윅스퀼(1864~1944)은 동물마다 특별한 이런 유기적 경험을 ‘움벨트’라고 일컬었다. 움벨트는 동물들이 삶을 영위해 나가는 고유한 환경이자 세계다.

고등동물인 사람은 누구나 나름의 눈과 움벨트를 갖고 있다. 그래서 아무리 충실하게 세상을 보려 해도 불완전하거나 그릇된 부분이 나온다.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이해하고 공통분모를 넓히려 애쓰지 않으면 많은 갈등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개별성의 발전 또한 공감의 세계가 얼마나 커지느냐에 크게 의존한다. 어제는 스물여덟 번째 장애인의 날이었다. 무엇보다 비장애인들이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식하고 장애인과 함께 나아가는 길을 생각해 보는 날이었기를 바란다.

김지석 논설위원 j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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