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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과학 대중화 / 오철우

등록 2008-05-18 21:13

오철우 기자
오철우 기자
유레카
한국 우주인 사업의 목적은 유인 우주기술 확보와 더불어 과학 대중화였다. 260억원을 들인 이번 사업은 역대 최대의 과학 대중화 사업으로 충분히 기록될 만하다. 우주인 이소연씨는 우주과학 전도사의 책무에 최선을 다하겠노라 다짐한다.

사실 ‘과학 대중화’는 낡아 잘 쓰지 않는 말이다. 그 말엔 ‘아는 과학자’가 ‘모르는 대중’에게 과학을 가르치고 전파한다는 일방향의 뜻이 은연중에 담겨 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대중의 과학 이해’나 ‘과학 커뮤니케이션(소통)’ 같은 말이 대신해 자주 쓰인다. 일방향 소통에 대한 반성은 과학계에서도 이어져 왔다. 과학자와 대중이 붙박이 화자와 청자가 아니라 서로 듣고 말하는 관계가 되는 쌍방향은 더 부각된다.

새로운 모색은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이 지난 세기 말에 제시한 과학 커뮤니케이션 전략에서도 엿볼 수 있다. 1998년 나사 조지마셜우주비행센터의 우주과학연구실(SSL)이 전문가 패널을 꾸려 소통 방식의 전환을 꾀했다. 패널엔 과학 커뮤니케이션 연구자와 활동가, 퓰리처상 수상 언론인, 저명 과학자 등 인사들이 참여했다.

패널은 기존 과학 소통에서 몇 가지 새로운 ‘발견’을 찾아냈다. 첫째, 대중은 언제 어디서나 똑같은 집단이 아니며 저마다 과학에 대해 다른 수준, 관심, 요구를 지니고 있다. 둘째, 과학자들은 자주 ‘과학연구기관 알리기’를 ‘대중의 과학 이해’로 혼동한다. 셋째, 대중이 무엇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식이 아니라 대중의 요구와 관심에 상응하는 식으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넷째, 과학자와 대중의 상호존중을 돕는 커뮤니케이션 활동가가 필요하다, 등등.

한국 우주인 사업은 떠들썩하고 화려했다. 하지만 과학자가 ‘대중이 알기 바라는 과학’을 화려하고 재밌게 전파한다고 다 성공적인 건 아니다. 나사의 우주과학만 선망할 게 아니라 대중을 소통 대상이 아닌 주체로 진지하게 인정하는 쌍방향의 성찰도 배워야겠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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