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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박삼철의 도시디자인 탐험] 바람을 맞는 집 밖의 집

등록 2008-05-21 17:50

헬렌 박 <장소성/비장소성>. 철골과 나무, 안양 삼성산.
헬렌 박 <장소성/비장소성>. 철골과 나무, 안양 삼성산.
박삼철의 도시디자인 탐험
소설가 김훈은 ‘숲’의 글꼴만으로 숲을 그렸다. ‘자음 ㅅ의 날카로움과 ㅍ의 서늘함이 목젖의 안쪽을 통과해 나오는 ㅜ 모음의 깊이와 부딪혀서 일어나는 마음의 바람’이 숲의 진경이다.

그런 숲을 건축한 헬렌 박의 현대적 정자다. 인간의 의지를 짓는 건축의 날카로움은 곧잘 서늘한 자연을 망가뜨려왔다. 이번 작품은 모음이 되어 자연의 섭리와 인간의 의지를 함께 품었다. 열고 만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닫고 고립하는 장치가 되어버린 벽과 문의 기능을 해체했다. 숭숭 뚫린 벽과 문 사이로 ‘밖’이 넉넉하게 들어온다. 최소한으로 닫힌 ‘안’은 자연 속에서 자연을 닮는 자유를 사색하는 공간의 묘미를 만든다. 이것이 자연과 자유를 공존시켰던 우리 전통 누정의 정신이다. 자신 외에 아무것도 참조하지 않는 근대문화와 달리, 자연과 관계하고 전통을 참조해 만든 ‘집 밖의 집’에서 더불어 사는 작은 세상이 열렸다.

공공예술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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