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철우 기자
유레카
황우석 박사가 다시 국제뉴스에 올랐다. ‘미라’ ‘친구’ ‘사랑’이라는 이름의 복제 개들과 함께 돌아왔다. 그의 자리는 예전과 달랐다. 이젠 대학교수가 아니라 애완동물 상업복제를 내건 미국 기업의 연구파트너다. <뉴욕 타임스>는 21일치에서 미국 기업 바이오아츠가 황 박사가 속한 수암생명공학연구원과 손잡고 개와 고양이 복제사업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이 기업은 황 박사의 복제 능력을 높이 평가했고 굳건한 믿음도 전했다. 복제 비즈니스는 복제 양 돌리를 만든 영국 로슬린연구소의 ‘체세포 핵 이식’ 특허 실시권을 부여받아 이뤄진다.
황 박사의 복귀는 그동안 여러 곳에서 예측됐다. 그와 연구팀은 지난해 말까지 돼지 복제 등 연구논문 10여 편을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으며 올해에도 논문 발표는 꾸준히 이어진다. 증권가에서도 복귀설이 자주 등장하면서 일부 바이오벤처의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했다. 최근엔 그가 바이오기업 ‘에이치바이온’을 세웠다.
황 박사와 손잡은 바이오아츠가 다음달 ‘베스트 프렌즈 어게인’이란 광고문을 내걸고 사랑스런 애완동물을 복제해 주겠다며 다섯 마리 한정 복제의 구매자를 찾는 온라인 경매를 벌인다. 경매는 10만 달러에서 시작한다. 개체 복제를 한다고 추억까지 복제되는 건 아니니 사업이 성공할지 점치기는 힘들다.
미국에서 들려온 뉴스에 이른바 ‘황빠’와 ‘황까’도 다시 움직인다. 그는 재기에 성공할까? 분명한 건 그가 상업복제 연구자로 재기의 첫발을 내디뎠고, 마케팅과 특허 관리에도 힘써야 할 환경은 대학 연구실보다 더 험하고 유혹도 크리라는 사실이다. 비어버린 ‘신용의 저금통’에 소액권의 ‘신용’을 하나씩 다시 모아야 하는 그가 어떤 길을 걸을지 궁금하다. 복제 권위자 황우석, 연구 부정의 대명사 황우석 …, 다시 몇 년 뒤 그 이름 석 자 앞에 붙을 수식어는 또 무엇이 될까?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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